이글루스 로그인


고양이버스

 






20살.......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났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로 나를 찾아왔고
방황하던 감정들이 여과없이 내 가슴에 들어왔다.

안녕? 메이
안녕? 사츠키
안녕? 사츠키와 메이의 아빠&엄마
안녕? 칸타이
안녕? 할머니
안녕? 검댕이들
안녕? 작은&중간&큰 토토로

등장하는 하나의 캐릭터마다 짧은 인사를 건네고
타닥 타닥... 가슴을 두드리며 그간 쌓였던 먼지를 걷어내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안녕? 고양이버스.............

인사를 건네고 
나는 가슴이 아팠다. 머리와 가슴에서 지잉~하는 전율과 함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커다란 눈과 날카로운 이빨을 하앙~ 벌리고
12개의 다리로 전신주를 타고 날으는 고양이 버스가
나는............슬펐다.

이 캐릭터가 나의 무엇을 건드렸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하게 말을 할 수는 없다.
그 당시 작가와의 의도와 무관하게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는 不正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나의 감상을 말하지 못했고 그냥 그렇게 지금까지 이 감정을 안고 왔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에게 이 별명을 붙여줬다.
나의 별명은 '고양이 버스'
그것이 이름, 혹은 일반적인 호칭 이외에 나를 부르는 첫번째 소리였다.
'고양이 버스'.......

소리내어 웃는 것과 소리없이 웃는 것이
동시에  일어나는 고양이 버스의 미소를 닮았다고 했다.
씨    익    ....
나는 그렇게 웃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아마도 그 고양이 버스의 웃음이 나에겐 아픔으로 전해졌나보다.
나의 웃는 모습이 어떤가를 그 때 처음으로 알았고
또 그로 인해 나 자신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렇게 예고없이 찾아오는
뒤엉킨 감정을 타래가
예상치 못한 대상과 함께 어우러져
'옛다' 하고 던져질 때는
그저 심장으로 그것들을 받아
담아두고 묵혀두었다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후에 꺼내보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그 정확한 감정의 이름을 찾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그것들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by 쪼이 | 2009/06/19 01:08

묻고 싶다.

 
묻고 싶다.
오래된 사람을 붙잡고 묻고 싶다.

똑똑똑..

그를 찾아갔다.

똑똑...

그를 찾아갔다.

똑똑...

다시 그를 찾아갔다.

똑...

다시 그를 찾아갔다.

...

그를 찾아갔다.


오래된 사람을 붙잡고 묻고 싶다.

'너'에게 묻고 싶다.





이글루스 가든 -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쓰기

by 쪼이 | 2009/06/19 00:37 | 트랙백

이름짓기..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그것을 부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고
그것을 내 영역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희망의 표현이며
그것에 대한 지극한 애/증이 있음을 나타내고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적용시킨 것이다.

항상 어떤 장소에 가건, 어떤 사람을 만나건
강박적인 것이 아닐가를 의심하게 만드는
나의 이름짓기는
나에게 세상을 마주하게 하는 힘을 주기도 하고
가슴속의 영역을 확장시켜 세상을 안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또한 나의 이름짓기는
나에게 대상을 외면하는 근거를 마련해주기도 하고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 숨어버릴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나에게 그 이상의 존재였다.
그리고 이제 그 누군가는 나에게 이름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와함께 어떤 것이 나에게서 잊혀진다.
서서히 멀어져 이제는 그림자만이 남아 그것이 무엇이 였는지
그리고 그것과 함께 그 누군가가 누구였는지를 잊어가고 있다.




이글루스 가든 -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쓰기

by 쪼이 | 2009/04/11 23:46 | 트랙백

과거의 망령..

 

어느날 문득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가
눈꺼풀 안쪽으로 소낙비가 퍼붓듯 쏟아져 내리는 생각들로
갑자기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들어와 자리에서 버뜩 일어나 불을 켤때가 있다.

요즘은 바쁘다는 말로 전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알알이 박힌 일들이 나의 일상을 채우고 있으니
집에 돌아오면 퓨즈가 끊기 듯 그렇게 잠이 들만도 한데
내 머리를 떠도는 과거의 망령들은
내가 앗차! 하는 사이 나의 정신을 지배한다.

일단 이들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생각은 생각을 낳고 생각을 낳고 생각을 낳고...
기억은 기억을 부르고 기억을 부르고 기억을 부르고...
감정은 더욱 깊숙히 깊숙히 깊숙히...

과거의 옷을 입은 나의 사랑스런 이는
상실감, 그리움, 극복하지 못한 자책감, 연민
그 밖에 이름 갖지 못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를 다시 '꿈꾸게' 한다.
그를 꿈꾸는 것은
달큰하지만 쓰고
따뜻하지만 아프다.

과거의 색을 입은 나의 삶은
추억이라는 이름을 달고 내게 다가오고
그 추억을 아직 꺼내보고 싶지 않은 나는
자꾸만 그것을 밀어내고 쳐박아두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것은
나에게 시도 때도 없이  
머리를 빼꼼히 들이민다.

과거를 인정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과거를 멍에처럼 짊어지고 다니며
헉헉거린다.

언제까지 이 칭얼대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칭얼대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들 줄만 알았건만
오히려 '그것들'은 이제 자지러지듯 울어 재끼고 있다.
더이상 방치하지 말라고, 더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그래....너도 좀 살고 싶은게지...그리고 나도 좀 살아가야지...
그래....이제 우리 만나자...
 


이글루스 가든 -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쓰기

by 쪼이 | 2009/04/11 23:09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