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9일
고양이버스





20살.......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났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로 나를 찾아왔고
방황하던 감정들이 여과없이 내 가슴에 들어왔다.
안녕? 메이
안녕? 사츠키
안녕? 사츠키와 메이의 아빠&엄마
안녕? 칸타이
안녕? 할머니
안녕? 검댕이들
안녕? 작은&중간&큰 토토로
등장하는 하나의 캐릭터마다 짧은 인사를 건네고
타닥 타닥... 가슴을 두드리며 그간 쌓였던 먼지를 걷어내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안녕? 고양이버스.............
인사를 건네고
나는 가슴이 아팠다. 머리와 가슴에서 지잉~하는 전율과 함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커다란 눈과 날카로운 이빨을 하앙~ 벌리고
12개의 다리로 전신주를 타고 날으는 고양이 버스가
나는............슬펐다.
이 캐릭터가 나의 무엇을 건드렸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하게 말을 할 수는 없다.
그 당시 작가와의 의도와 무관하게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는 不正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나의 감상을 말하지 못했고 그냥 그렇게 지금까지 이 감정을 안고 왔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에게 이 별명을 붙여줬다.
나의 별명은 '고양이 버스'
그것이 이름, 혹은 일반적인 호칭 이외에 나를 부르는 첫번째 소리였다.
'고양이 버스'.......
소리내어 웃는 것과 소리없이 웃는 것이
동시에 일어나는 고양이 버스의 미소를 닮았다고 했다.
씨 익 ....
나는 그렇게 웃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아마도 그 고양이 버스의 웃음이 나에겐 아픔으로 전해졌나보다.
나의 웃는 모습이 어떤가를 그 때 처음으로 알았고
또 그로 인해 나 자신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렇게 예고없이 찾아오는
뒤엉킨 감정을 타래가
예상치 못한 대상과 함께 어우러져
'옛다' 하고 던져질 때는
그저 심장으로 그것들을 받아
담아두고 묵혀두었다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후에 꺼내보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그 정확한 감정의 이름을 찾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그것들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 by | 2009/06/19 01:08




